이 글은 CLP에서 곧 출간될 페터 아쇼프의 책 "하나님과 함께하는 직장생활"의 일부분을 발췌한 것입니다.

몇 년 전 아내는 아이들과 함께 여름휴가 중 며칠 간 친정에 간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자전거를 타고 이들을 이틀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날씨도 좋았고 70Km나 되는 아름다운 전원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자전거여행을 기대하며 나는 주행시간과 속도를 알려주는 자전거용 소형 컴퓨터를 구입했다. 그런데 이것이 큰 실수였음이 곧 드러났다. 풍경을 보기보다는 그 기계를 더 쳐다보았던 것이다. 가파른 곳에서는 나의 진행을 망치는 느린 속도에 실망하면서 헐떡거리며 산을 간신히 넘었다. 나는 그야말로 녹초가 되어 마침내 무사히 도착했다. 시간적으로 신기록을 세우긴 했지만 태양도 바람도 언덕이나 갓 베어낸 풀밭의 향기도 제대로 즐기지 못했다. 나는 한 번의 휴식만 취하였고 너무 적게 먹고 마셨으며(더 늦게 도착할까봐), 다음날에는 다리에 근육이 뭉쳐 고통스러웠다.

시계를 따르는 삶은 끊임없이 이러한 실책을 만들어 낸다. 우리는 쫓기게 되며 가능한 한 짧은 시간에 최대한 많은 것을 처리하려고 하게 된다. 지속되는 긴장은 건강에 해로운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건강을 해치는 생활리듬으로 괴로움을 겪고 있으면서 육체와 영혼의 필요들을 너무 자주 무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독교적인 자기부인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자신을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적 자기부인은 우리에게 약속된 기쁨과 충만함에 이르기 위해 해로운 지름길을 선택하지 않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선하고 아름다운 일들 속에서 하나님의 선하심을 경험하기 원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참되고 선한 욕구를 주셨다.

강제적인 절약과 검소함 가운데 즐기는 일에 무능한 기독교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못한다. 다른 사람들에게 관대한 사람은 자신에게도 약간의 재미를 허용해도 되며 손가락을 쳐들면서 모든 아름다운 것들을 헐뜯을 필요가 없다. 모든 것에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폭죽 대신 빵(연말에 터뜨리는 폭죽 대신 가난한 자들을 돕자는 캠페인-역자 주)을 외치는 그리스도인들’은 항상 나를 화나게 만든다. 왜 새해에 교회의 오르간 대신 폭죽로켓을 갖고 하나님을 경배하면 안 된단 말인가? 두 가지 모두 성경적인 것이다. 당신이 오르간이 나오는 성경구절을 알려주면 나도 로켓이 나오는 구절을 알려주겠다.

잘못된 고난의 신학은 여전히 몇 몇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별다른 목적 없이 무언가 아름다운 것을 할 때 고개를 숙이게 만든다. 그들이 갖고 있는 하나님에 대한 상은 그들 뒤에서 스톱워치를 들고 “그럴 시간이 있거든 우리는 요구사항들을 더 높이 잡아야 합니다.”라고 말하는 사장의 모습이다. 당신이 아름다운 책이나 산책, 문화생활을 자신에게 허용할지라도 이러한 하나님의 모습은 즐김을 빈약하게 만든다. 참으로 악마 같은 상황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삶의 아름다운 것들 속에서 하나님을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하나님을 피하는 대신 더욱 사랑하는 법을 배우기를 원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존재는 하나님이 심히 좋게 창조하신 모든 것들 속에서 우리에게 계시된다. 그러므로 감각적인 즐김 또한 하나님의 선하심이 우리에게 드러나는 매체인 것이다. 예수님도 이미 ‘음식을 탐하고 포도주를 즐기는 자’라고 비방을 받으셨다.

그러므로 왜 하나님과 함께 기쁨을 주는 일들을 행하면 안 된다는 것인가 -좋은(꼭 ‘기독교적’인 음악만이 아닌) 음악을 듣는 일, 좋은 음식이나 한 잔의 와인을 즐기는 일, 자연을 경험하는 일, 음악을 연주하는 일, 시를 읽거나 써 보는 일. 우리가 하나님과 함께 즐기는 것을 스스로에게 베풀지 않는 다면 조만간 그것을 하나님 없이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제공하시는 기쁨과 충일의 잘못된 복사물인 시험들에 빠지기 쉽게 된다. 진짜 성인들은 대부분 유쾌하고 (모든 포기 가운데에서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었)다. 즉 금식과 축제는 서로 긴밀한 관계에 있다. 만약 당신이 여러 날을 금식했다면 당신은 갑자기 자신의 육체를 아주 강렬하게 인식하고 냄새들과 향기들을 감지하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뿐 아니라 생각들도 더 가벼워진다. 그런 다음 금식을 아주 조심스럽게 그만 둘 때는 가장 단순한 음식의 맛에도 거의 압도될 것이다. 바울이 빌립보서 4장 13절에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고 -적은 것으로도 살고 풍부함에도 처할 줄 안다고- 쓴 것은 이와 동일한 논리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