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폴 스티븐스 & 앨빈 웅의 책 "일삶구원(IVP)"에서 발췌한 내용입니다. 흥미롭게도 저자는 나태를 극복하는 방법의 하나로 안식일을 지킬 것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 비슷한 주제인 권태를 극복하는 방법으로도 안실일 지키기를 꼽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이 글을 <안식> 난에 싣습니다.

일터에서의 나태

...일중독도 역시 영적 위험을 일으킨다. 일중독자들은 일 이외에 다른 어떤 것을 생각할 에너지가 남아 있지 않다.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결혼생활, 자녀, 건강, 부모, 교회, 하나님과의 관계, 그리고 그 결과 영원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해서도 전혀 생각하지 못한다. 그들은 덜 바빠질 날을 기다리고 있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들을 제자리로 되돌릴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날이 오면 그들은 같은 일을 여러 번 반복하며 시간을 보낸다. 생존 문제와 상관없는 경우에도 삶의 기본 원칙을 무너뜨리는 직업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들은 자각 능력을 상실할 때까지 과로할 것이다. 내면의 각성 능력이 나태에 의해 마비되는 동안에도 그들의 영혼이 서서히 죽어가는 상황을 탈피하지 않고 우물쭈물한다.

“나태한 사람은 아주 부지런한 사람일 수 있다. 그들은 자동조종장치로 비행하는 사람들이다. 지독한 감기를 앓고 있는 사람처럼 미각과 후각이 상실되었다. 그들은 그들에게 무엇이 잘못되어 있는지 알고 있다. 하지만 무슨 조치를 취할 정도로 그렇게 나쁜 상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나태 다시 생각하기

...“나는 게으름을 가장 증오한다.” 부동산 재벌이자 텔레비전 유명인사인 도널드 트럼프는 말했다.....그러나 트럼프는 핵심을 놓치고 있다. 게으른 사람들만이 나태한 것이 아니다. 극도로 바쁜 사람들도 나태해질 수 있다. 일중독자의 징후를 보라. 그는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소홀히 대한다. 또한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고 자기 일에만 빠져 있다. 그는 사람들을 피상적으로 대한다. 아드레날린이 팍팍 나올 정도로 일 때문에 흥분되어 있지 않으면, 그는 무기력하고 멍하며 죄의식을 느끼고 우울해진다. 이러한 금단 증상은 만성적으로 게으른 사람들과 이상하게도 유사점이 많다.

잠언은 나태한 사람들을 통렬히 비난하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칭찬한다. 그러나 그 말 속에는 미묘한 차이가 숨어 있다. 데릭 키드너(Derek Kidner)는 그의 잠언 주석에서 나태한 사람들은 일을 시작하지 않으려 하고, 끝마치지 않으려 하고, 직시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그는 나태한 사람조차도 일을 하는 것으로 가정한다. 문제의 핵심을, 도덕적으로나 영적으로 게으른 사람은 덜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부담을 줄이려고 애쓰고 당장 해야 하는 중요한 일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만족을 얻지 못해 무기력하고, 자기가 해야 할 복잡한 일 앞에서 무기력하다”고 키드너는 말한다. 나태한 사람의 욕구는 결코 채워지지 않는다(잠13:4). 더 정확히 말하면, 나태한 사람은 바른 것을 하고자 하는 의욕을 갖고는 있지만 행동으로 옮기려 하지 않는다(잠21:25-26).

만성적으로 게으른 사람은 최소한의 일을 선택하는 한편, 일을 지나치게 많이 하는 사람은 사소한 일을 하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쓴다. 두 사람 모두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해를 입힌다. 나태는 또한 영적 감각을 죽여 하나님의 일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게 한다.

나태 극복하기

...큰 일과 작은 일 모두에서 신실해지고자 결심할 때 우리는 나태의 뿌리를 자를 수 있다. “하나님을 섬길 수 있는 큰 기회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작은 기회는 자주 나타난다.” 영적 생활로 인도하는 고전인 <경건한 삶으로의 안내>를 쓴 프랜시스 드 살레는 이렇게 말한다. 집안일을 하면서 평화로워지는 것을 배울 때 우리는 우리 목을 조르는 나태에서 벗어난다. 또 조용히 설거지를 하고 “하나님을 향한 사랑과 감정으로 충만하고 기쁨으로 자질구레한 허드렛일을 하면서” 자유해 진다. 목사가 의자를 정렬한다. CEO가 사무실 쓰레기통을 비운다. 매니저가 동료의 제라늄 화분에 물을 준다. 하나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의무들은 일터와 이웃을 포함한 우리 주변에 늘 있다. 이 점에서 마더 테레사는 아주 좋은 본보기였다. 앤과 자넷 페드리가 감독한 감동적인 다큐멘터리 영화 “마더 테레사: 유산(Mother Teresa: The Legacy)”에서 그녀는 거친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이생에서 우리는 위대한 일들을 할 수 없습니다. 위대한 사랑으로 작은 일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안식일의 실천-24시간 동안 일을 쉬는 것-은 나태를 극복하기 위한 과정이 될 수 있다. 어떤 수준의 생활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아주 고된 일을 반복하는 사람들에게 이것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안식일은 단지 일을 그치는 것이 아니다. 안식일은 “졸지도 주무시지도 않으시는(시121)” 하나님께 우리의 일을 맡길 때 우리 삶이 어떤 의미를 갖게 되는지 하나님의 관점으로 보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