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현재 한국교회가 문제가 많다고 말한다. 대형교회의 문제, 목회자의 도덕성 문제 등이 주로 입방아에 오른다. 그러나 이런 문제는 사실 그렇게 위험한 문제가 아니다. 그 보다는 한국교회의 세속화 문제가 더 위험하고 중요한 문제이다. ‘교회의 세속화’가 무엇인지 정확한 정의를 할 수는 없지만 교회가 세상과 같이 되는 것 또는 세상의 악함이 교회 속에서 나타나는 문제를 뜻한다고 할 수 있다. 사실 교회의 세속화는 요즘 한국에만 국한 되는 문제가 아니라 교회가 시작된 이후 거의 모든 시대와 지역에서 나타났던 문제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한국교회에서 이 문제가 더 부각되고 또 깊이 다루어져야 할 이유는 한국교회에 강단과 각 성도의 신앙생활에서 급격하게 세속화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늘 세속화의 위험 속에 있고 또 세속화의 공격을 끊임없이 받고 있다. 세상 속에서 살던 사람들이 교회 공동체를 이루기 때문에 세상의 방식, 세상의 생각, 세상의 세계관으로 교회를 움직이려고 하는 경향은 늘 있을 수밖에 없고, 많은 교회들은 그런 과정들을 통해서 세속화 되고 결국 타락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 교회가 세상과 다른, 성별 되고 거룩한 신앙의 모습을 잃어버리면 금방 세속화의 길로 접어든다.

[이 세상만 생각하는 교회]

이런 세속화의 양상은 다양한 모습들로 나타나는데, 그 중에 좀 특별히 중요하고 심각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것은 세상적인 술수와 방식이 교회로 들어오는 것이나 또는 다른 세상적인 악한 모습이 교회로 들어오는 문제가 아니라 교회 자체가 세상만 생각하는 문제에 관한 것이다. 즉, 세상과 교회가 혼합되고 세상의 것이 교회를 오염시키는 문제가 아니라 교회가 세상 속에 빠져서 세상을 벗어난 것을 생각하지 못하게 되는 것에 관한 문제이다.

이것은 어쩌면 세속화의 결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고, 세속화의 완성이라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세속화가 계속 진행되어 교회가 거의 세상과 같아지고 결국 세상의 생각들과 방식으로 가득 차게 될 때, 결국 세상과 같아진 기독교는 세상만 생각하는 기독교의 모습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것은 또 다른 측면으로 바라볼 때 사탄의 공격과 의도가 이루어지는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사탄은 교회를 세속화 시킴으로 교회가 타락하기를 바라고 결국 하나님으로부터 또 성경의 가르가르침부터 멀어지도록 하는데 그 의도대로 세속화와 그 결과로 성경과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진 교회와 신앙을 만드는 것이다.

[기독교의 모습은 있으나 본질이 없어진 교회]

‘세상만 생각하는 기독교’는 이 세상에서 잘 살기 위한 신앙, 이 세상에서 내가 성공하고 풍요롭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신앙을 의미한다. 소위 말하는 기복신앙이고 물질을 얻기 위한 맘몬주의에 물든 신앙이다. 이것은 기독교의 외형을 가지고 있지만 전혀 기독교 본질과 다른 것이고 기독교 신앙이 아니다. 이것은 구약 이스라엘 백성을 유혹하고 넘어지게 했던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바알아세라교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세속화의 끝을 보게 하는 이 세상을 위한 가짜 기독교의 모습은 우리 주변 교회와 교인들의 모습 속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고 점점 더 큰 세력을 얻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설교 강단에서 천국에 관한 주제가 사라지고 있다. 저 천국에서 상급보다는 현재의 복과 세상적인 성공과 부유함만 강조된다. 많은 성도들이 바라는 것이 천국의 상급이 아니라 현재의 물질에 상급 만을 구하는 신앙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런 기복신앙의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전 세대를 걸친 문제라고 할 수 있지만 현실의 모습들을 볼 때, 그 영향력이 너무 커지고 급속도로 참 신앙을 삼키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이 교회 안에서 제대로 전해지지 못하는 양상도 나타난다.

골 3:2 위의 것을 생각하고 땅의 것을 생각하지 말라 / 마 6:20 오직 너희를 위하여 보물을 하늘에 쌓아 두라 거기는 좀이나 동록이 해하지 못하며 도둑이 구멍을 뚫지도 못하고 도둑질도 못하느니라

는 말씀은 감히 선포될 수 없는 모습이다. 이 땅에 나의 평안을 위한 기독교, 나를 도와서 이 땅에서 풍요를 주는 하나님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저 천국은 너무나 먼 얘기이고 듣고 싶지도 않고, 생각하고 싶은 주제도 아니다. 그래서 이 땅의 복과 풍요를 말하기도 부족한 시간에 천국을 말할 기회가 사라지고, 이 세상에서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힘든 사람들을 위로하고 (거짓된) 평화를 속삭여 주어야 할 강단에서 감히 할 수 없는 설교가 되어가는 현실이다.

[십자가를 거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

예수님은 마태복은 16:24에서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 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다. 예수님을 믿고 따르는 것을 십자가를 지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십자가를 지는 것이 아니라 십자가에 목에 거는 것에 머물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십자가 목걸이를 하는 사람이 나쁘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니다. 신앙의 모습이 삶으로 십자가를 지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외적인 모양과 형식으로 기독교를 내세우지만 진정한 십자가의 삶이 없는 것을 말한다. 하나님과 성경과 예수님의 십자가를 믿고 따른다는 것을 십자가 목걸이로 나타내고는 있으나 그의 삶이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모습이 전혀 없는 신앙의 모습을 말한다.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읽고 찬양을 하지만, 그들의 마음에 천국과 십자가의 삶은 없고 이 땅에서의 풍요와 물질의 복만으로 가득 차 있는 거짓된 신앙을 말한다.

이런 자들은 하나님을 믿는다 하지만 실상은 현실의 물질을 믿고 산다. 예수님이 구원하신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예수님이 아니라 물질과 세상적인 힘이 구원한다고 믿는다. 죽어서 천국 간다는 것을 믿는다 하지만 실상은 천국은 생각도 하지 않고 소망 하지도 않는다. 모든 관심과 생각이 현 세상에만 머물러 있다. 이들은 하나님을 섬긴다고 말하지만 실상은 하나님이 자신을 섬겨야 한다고 생각하며 산다. 예수님을 좇는다 하지만 실상은 예수님이 자신의 생각과 계획과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을 좇아 다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은 하나님의 종이라 말하지만 실상은 하나님이 자신의 종이 되기를 원한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좇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고 자신을 좇는 것을 생각하며 신앙생활을 한다.

[이것은 기독교 신앙이 아니다. ]

단순히 신앙이 어려서 이런 이상한 신앙의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그렇게 경고하셨던 바알아세라교이고 맘몬교이고 우상숭배일 뿐이다. 하나님은 이 땅의 풍요와 부요를 약속하는 우상에 빠지지 말고 하나님을 섬기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런데 이 땅만 생각하는 거짓 기독교는 이미 하나님이 아니라 이 땅의 우상을 섬기고 있는 것이다.

이런 우상숭배가 교회와 멀리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어리석은 것이다. 많은 하나님을 믿는 공동체에서 우상숭배가 일어났다. 하나님을 따르는 출애굽의 이스라엘 백성들이 황금송아지를 섬겼고 하나님의 나라라고 하는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바알 신을 섬기는 일이 일어났다. 그리고 하나님을 잘 섬긴다고 하는 유대교 주류에 의해서 예수님이 십자가에 달렸다.

교회의 형식 안에서 또 기독교의 외형 안에서 행해지고 있다고 해서 결코 안전할 수 없고 정당성을 획득할 수 없다. 언제든지 그 안에서 거짓 신앙, 우상숭배의 배교가 있을 수 있다. 많은 교회들이 보이고 있는 신앙의 모습들이 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교회 안에서 우상숭배와 거짓 신앙이 있을 수 있다.

[십자가를 지는 신앙의 회복이 절실하다]

십자가를 지는 신앙은, 나를 위한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을 위한 신앙이다. 이 땅보다 저 천국을 생각하며 저 천국에 상급을 쌓는 신앙이다. 이 땅의 나의 부유와 풍요를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간구하며 이 땅에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신앙이다. 하나님이 나를 섬기는 신앙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을 섬기는 신앙이다. 하나님이 이 땅의 나의 삶을 돕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 나라를 위해 하나님을 돕는 신앙이다. 이 땅에서 편하고 풍성한 복이 아니라 저 천국의 풍성한 복을 소망하는 신앙이다.

한국교회를 바라보면서 물론 긍정적이고 잘하고 있는 부분들이 있지만, 전체적인 부분에서 위에서 걱정한 분위기가 팽배해져가는 위기의식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현세의 물질적인 복만을 갈망하고, 이 세상에 끌러가는 삶에 갇혀서 나를 위로하라고 외치는 신앙을 보이고 있다. 이 세상의 물질을 뛰어 넘는 깊은 은혜와 믿음의 놀라운 세계가 아닌 이 세상을 잘 살기 위한 얕은 신앙의 모습들이 팽배해지고 있는 것 같다.

우리의 기독교 신앙은 그런 것이 아니다. 단순한 물질의 복을 주고 세상적인 위로는 주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알지 못하는 평안과 은혜와 복을 주는 신앙이다. 이 세상의 복을 뛰어넘어 영원한 천국의 복을 주고 세상에 끌려가면서 위로를 구하는 자에게 세상을 이기게 하는 신앙이다.

십자가를 걸고 세상적인 복을 구하는 것을 기독교 신앙이 아니다.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좇는 것이 참 기독교 신앙이다. 그리고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좆는 자에게는 그런 얕은 세상적인 복이 아니라 세상이 알 수 없는 평안과 복이 주어지면 세상을 이기고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는 삶을 살게 된다.

거짓된 믿음과 신앙을 벗고 참된 기독교 신앙, 힘있는 신앙, 세상이 알지못하는 것을 받아 누리는 참된 기독교의 모습이 이 땅에 나타나길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