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독일의 기독방송사이트인 www.erf.de에서 가져와 번역한 것입니다.

 

09.10.2012

  

세대를 서로 이어주는 활동이 어떻게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지 하노버의 '조부모사역'을 통해 알아보자.

 

노인이 된다는 것은 독일의 많은 시민들에게 무의미하게 되어버리는 것을 의미한다. 직업에서 은퇴한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하는 것은 "내게는 아주 큰 경험의 보화가 있는데 왜 아무도 조언을 구하지 않는가?"이다. 오늘날 직업에서의 지식은 5년이나 10년 전 보다 빨리 쓸모 없는 것이 된다. 그래도 인간적인 경험적 지식은 항상 필요하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이것으로부터 누가 이득을 볼 것인가?

 

다른 한편 조부모가 없는 젊은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들에겐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 근무시간과 유치원의 운영시간이 일치하지 않을 때도 많고 보모를 두기에 돈이 부족할 때도 많다. 지난 8년 동안 어머니들의 쇠약증세, 우울증, 수면장애가 약 1/3 증가하였다는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이런 실제적인 문제들을 아주 젖혀두고라도 가정에 매일 함께 생활하고 그냥 그곳에 있을 수 있는 조부모가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일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사회교육가인 안겔리카 베커(Angelika Becker)는 "조부모사역"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이것은 하노버의 개신교 사회봉사협회(Das Diakonische Werk in Hannover)의 "열린 노인사역"의 일환으로 2012년 8월에 독일 개신 교회가 "이달의 프로젝트"로 선정하였고 올해의 모토인 "적극적으로 나이 들기 와 세대간의 연대를 위한 유럽의 해(year)"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100명 이상의 "조부모사역자(Wunschgroßeltern)"들이 현재 이 사역에 참여하고 있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의 동기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사람들은 사람들과 만나기 위해 오기도 하고 또 개인적으로 더 충만함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한 주에 한번 한 어린이와 무언가를 함께하기 원하는 자원봉사자들도 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손자손녀들이 가까운 곳에 살고 있지만 이미 16살이나 18살인 경우도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조부모사역자"들은 자신의 손자손녀들이 없거나 정기적으로 만나기에는 너무 멀리 살고 있는 경우이다.

 

한 참가자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적고 있다. "내가 이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내 일상을 풍부하게 해주는 경험이었습니다. 몇 시간 같이 놀고 난 후 헤어질 때 '가지 마세요' 혹은 '내일 꼭 다시 오세요'란 말을 듣는 것은 제게 가장 멋진 보상입니다."

 

어떻게 아이들이 자신이 원하는 조부모를 만날 수 있을까?

조부모사역자들과 가정들은 물론 서로 연결되어야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일이 이루어질까? 먼저 안겔리카 베커는 설문지를 평가 활용한다. 취미와 생각과 소원들은 대략적인 그림으로 나타난다. "신청자"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이 가정은 진짜 할머니를 원하는가 아니면 한부모 엄마가 단지 목요일 3시부터 6시까지만 자신의 자녀를 돌보아 주기를 원하는가? 이 할머니는 실제로 대여손자를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지 아니면 그냥 이 아이를 자신의 빽빽한 일정 속에 끼워 넣으려는 것인지?

 

그런 다음 안젤리카가 무엇이 서로 맞을까 결정해야 한다. 3세대 간의 화학작용을 동시에 맞추어야 하는 것을 결코 간단하지 않다. 선택이 이루어지면 첫 만남을 가질 수 있다. "때로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3세대 간의 맞선을 진행하는 사람처럼 느껴집니다."라고 사회교육가 안겔리카는 말한다. 개신교사회사업협회 건물에서 이루어지는 이 만남은 60분-90분 정도 소요된다. 모든 사람들이 대화 후 서로 맞을 수 있겠다는 인상을 받아야지만 서로를 알아가는 일이 계속될 수 있다. 이 과정은 집이나 동물원으로의 소풍에서나 도심에서 이루어진다. 부모는 이런 기회들을 통해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있고 궁금한 점들을 해결할 수 있다. 물론 서로 전혀 맞지 않는다고 느낄 때는 새로운 만남이 주선된다.

 

개신교 사회봉사협회는 조부모사역자들과 부모들을 처음 소개시켜 주는 일만 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소개가 잘 이루어져서 관계가 형성된다면 성인들에게 여전히 문의할 상대가 필요하다. 협회는 '조부모사역자'들에게 두 달마다 어린이 책이나 응급처치 혹은 그저 어른, 어린이와 함께하는 동화시간 같은 주제들을 갖고 만남과 교육을 제공한다. 그리고 또한 각자의 문제들을 이야기할 수 있는 개인적 경험을 교환하는 시간들도 정기적으로 갖는다. 부모들 또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언제든지 안겔리카 베커를 만나 이야기할 수 있다.

 

조부모들은 한 달에 20시간 이상 시간을 투자하지 않아야 한다. 이것은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확정된 사항이다. 조부모사역을 보모나 탁아소의 일들과 구분 짓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이런 관계가 너무 힘들게 되는 위험 또한 있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와 조부모사역자 간에 좋은 관계가 형성되면 또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들은 문제가 생기면 서로서로 돕는다. 그리고 이제 반대로 젊은 부모가 조부모사역자들을 돌보는 경우도 많다.

 

일년 중 최고의 날

그러면 ‘진짜’ 조부모들은 어떨까? 그들은 이 프로젝트를 어떻게 생각할까? 안겔리카의 말에 따르면 아주 멀리 살고 있는 조부모들은 대개 이러한 관계를 도움이 되고 좋다고 생각한다. 그들은 가족들을 방문할 때 조부모사역자들을 직접 만나 사귀고 호감을 가지는 경우도 많다. 원래의 조부모들이 가까운 곳에 살 경우에는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전 불이익을 당한다고 느끼시지 않도록 그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또 다른 면으로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평소 시간이나 관심이 별로 없으셨던 원래 조부모들이 손자손녀들과 더 많은 시간을 갖도록 자극을 줄 수도 있다.

 

또한 “빌린 손자”를 자신의 가정에 편입시키는 조부모들도 있다. 한 할머니는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전했다. “우리는 모두 서로 잘 통했기 때문에 일년에 두 번 대가족의 날로 모입니다. 그날은 우리 자녀들과 손자들 그리고 ”빌린” 가족들이 서로 재미있게 노느라 시끄럽습니다. 이 날에는 많이 웃고 게임도 많이 합니다. 모두에게 독특한 깜짝 선물도 있습니다. 이 날은 누구도 포기하고 싶지 않은 일년 중 최고의 날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이라는 것은 안겔리카 베커의 대기자 명단으로 알 수 있다. 60-80 가정들이 현재 자신들의 “조부모사역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 참가하는 가정들 보다 노인 사역자들이 더 적은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베커는 사역자들에게 기대되는 규칙성을 꼽았다. 그저 즉흥적으로 날씨가 좋을 때 아이들과 소풍을 가는 정도로는 충분하지가 않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이 프로젝트에서 아이들을 맡을 때 지게 되는 책임이다. 이를 위해서 사역자는 신체적으로도 건강하게 느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호응을 얻고 있는 프로젝트

안겔리카에게 문의가 증가하고 있는 것이 보여 주듯이 근래 다른 자치단체들도 이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므로 사회교육가인 안겔리카는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사람들 모두에게 덧붙여 이런 조언을 준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담당자가 있는 것입니다. 조부모사역자들이나 부모들이 문의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새로운 관계가 시작되기 때문에 당연히 사람들은 조심을 하게 됩니다. 관계가 어느 정도 오래되다 보면 언젠가는 일반 가정에서도 일들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존중과 인정을 결코 잃어버리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안겔리카 베커는 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않을 경우 ‘아이와 할아버지 혹은 할머니’의 관계에 원인이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것을 관찰했다. 대부분 어른들 사이에 의사소통이 결여되어 관계가 실패하게 된다. 이런 경우 상담할 수 있는 담당자가 있는 것이 중요하다. 담당자가 없을 경우 사람들이 쉽게 관계를 아주 끊어버리는 위험이 더 커진다.

 

Ella Frie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