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알파고가 보여준 바둑 실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사람의 영역이라고 생각했던 종합적인 사고가 필요한 바둑에서도 컴퓨터가 또는 인공지능이 더 뛰어날 수 있다는 것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앞으로는 점점 인간의 영역이 컴퓨터나 로봇 또는 인공지능이라 불리는 것에 의해서 빼앗기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생겼다. 앞으로 인공지능이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는 것은 너무 당연해 보이고, 사람들이 결정하고 판단해야 할 영역까지 인공지능이 대신하게 될 것이라는 두려움이 현실화 된 것이라 보인다.

이런 알파고의 현상을 보면서, 그리고 그런 현상에 반응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주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이세돌 기사가 알파고를 4국에서 이길 때 둔 묘수를 “신의 한 수”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신의 한 수’라는 말이 원래 흔히 사용되는 말이지만 특히 이 시점에서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왜냐하면, “인간이 컴퓨터에게 지는 상황에서 신에게 영감을 받아서 이길 수 있었다.” 또는 “인간은 인공지능에게 질 수 있지만 신은 이길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이세돌이 알파고도 생각하지 못한 수를 발견한 것은 그것이 ‘신이 둘 수 있는 수’ 또는 ‘신에게 받은 영감에 의한 수’라는 의미를 가지는데, “신의 한 수”라는 말을 쓰거나 그 말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의식하든 하지 못했든 정말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기억력, 계산력, 추리력 등의 사고능력을 뛰어넘었다는 것에 대해서 사람들이 위기의식을 가지고 그 위기를 극복하고자 또는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 희망을 찾고자 한 것이 신의 영역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영역은 이미 인공지능 알파고에게 졌지만 알파고가 신의 영역(능력)에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재미난 것은 사람들이 은연 중에 신의 영역(능력)을 인간의 것으로 또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알파고는 신의 영역에 다다를 수 없지만(신의 한 수를 둘 수 없지만) 사람은 신의 영역과 맞닿아 있고 신의 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있다.

정리해 보자면, “사람이 만든 기계 또는 컴퓨터가 사람을 뛰어넘는 두려운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그 기계에는 신의 영역에 맞닿아 있는 부분이 없다. 반면 인간은 신의 영역에 다다를 수 있고 신으로부터 영감을 받을 수 있고 신의 도움을 받아서 기계가 뛰어넘은 인간의 영역을 뛰어넘을 수 있는 신비한 힘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의식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다는 것을 “신의 한 수”라는 말이 나타내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인간의 존재자체가 어떤 위치인지를 다시 확인하게 된다. 인간은 언제나 신과 맞닿아 있는 존재이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어진 사람들이고 하나님과 소통하고 하나님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하나님의 피조물인 것이다.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지능인 알파고가 인간의 사고능력을 가지고 사람처럼 생각할 수 있게 되고 또 기계의 장점이 부각되는 영역에서는 사람보다 더 큰 능력을 가지게 되는 것처럼,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진 사람은 하나님의 모습(형상)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신의 능력을 나타내기도 하는 것이다. 이것은 당연한 것일 수 있다. 사람이 만든 것은 사람을 닮아 있고 하나님이 만든 것은 하나님을 닮아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부분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중요한 미래를 위한 아이디어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사람이 만든 인공지능에 위협을 느끼고 있다. 미래는 인공지능의 시대가 되고 인공지능이 세상을 지배하게 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사실 이 위기 의식은 새로운 것도 아니다. 인간은 인간이 만든 것들 또는 인간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들에 대해서 늘 두려움을 가지고 있었다. 인간이 만들어가고 있는 사회,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왔고 그 두려움의 한 줄기에 인공지능이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이 만들고 있는 환경오염과 파괴가 사람을 파멸로 이끌고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 사람들이 모두 추구하는 물질만능의 사회가 인간성을 파괴하고 인간사회를 파국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위기를 느낀다. 그리고 사람들에 의해서 발전되어가는 인공지능의 시대를 걱정하는 것이다. 

이런 걱정과 위기에서 사람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소망이 무엇인지가 “신의 한 수”에서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의 위협에서 “신의 한 수”에서 소망을 찾고 위로를 얻고 나아갈 방향을 보았듯이, 사람들이 소망을 두고 찾고 구해야 할 방향은 신에 영역이고 신에 의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세상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만들어내는 인간적인 것들(인공지능, 물질주의 등)에 의해서 위협받고 위기를 느끼며 살고 있다. 아무도 이 흐름을 바꿀 수 없는 것 같고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되어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알파고를 이길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알파고의 바둑 능력이 발전하는 것을 사람의 바둑 실력이 발전하는 것으로 따라잡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간이 만들어 둔 물질만능의 시대를 거스를 수 없고, 인간성과 자연환경의 파괴의 흐름을 거슬러 갈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한다.

그러나 한가지의 소망은 우리 인간에게는 신의 수가 있고, 신의 영역에 맞닿을 수 있고, 신의 도움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시대의 소망은 신에게 있다. 이 시대의 살길은 하나님으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다. 하나님만이 이 시대를 살릴 수 있고 유일한 소망이 되신다는 것을 “신의 한 수”를 통해서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